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(한경에세이 연재 6)

화수분 같은 유아교육

2025.02.11

창의성은 후천적으로 키울 수 있을까. 과거 창의성은 영재에게 선천적으로 주어지는 능력이라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‘기를 수 있다’는 게 주된 분위기다. 유아기에 창의성의 기틀이 조성된다. 이 때문에 어린이집에서도 창의성 함양에 많은 신경을 쓴다. 어린이집에서 창의성은 무엇으로 키울 수 있을까. 유아들의 생각을 존중하고 생각을 발산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.

이숙희원장님 프로필사진 03_edited.jpg

1990년대 초 필자가 유치원에 근무할 때 얘기다. 만 4세반 아이들과 요리 활동을 했다. 진달래꽃으로 화전을 만들기로 하고 아이들이 각자 집에서 조사해온 진달래 화전 레시피를 발표한 후 꽃을 따러 나가려고 했다. 밖으로 나서려는 순간 한 아이가 손을 번쩍 들며 말했다.

​

“선생님이 어제 꽃을 따지 말자고 했잖아요. 꽃도 아프다고요. 그러면 어떡해요.”

사실 교사는 전날 바깥놀이에서 “아무 데서나 꽃을 꺾지 말자”고 했기에 아이가 말한 것을 듣고는 순간 당황했다. 교사는 곧 아이들에게 다시 물었다.

“우리가 오늘 진달래 화전을 만들기로 했는데,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.”

 

아이들은 잠시 생각한 뒤 여러 가지 상상력이 가득한 방법을 내놨다.

“꽃이 아프지 않게 간지럼 태우고 딸래요” “꽃에게 웃긴 이야기를 해줘서 꽃이 막 웃을 때 따요” “꽃 주위를 빙글빙글 돌아서 꽃이 어지러울 때 따요”.

아이들은 “꽃이 아프지 않을까”라고 고민하면서 저마다 귀여운 해법을 찾았다. 그러던 중 한 아이가 “우리가 요리할 거고, 꽃에 대해 알아보려고 하는 거라고 꽃한테 이야기하면 꽃이 괜찮다고 할 거야”라고 하자 모두가 “그럼 괜찮겠다”며 밖으로 나가 진달래 주위에 둘러섰다. 그리고 “우리가 맛있는 화전을 만들 거야. 꽃이랑 함께하고 싶어” 하고 조심스레 꽃에게 이야기한 뒤 꽃을 따서 교실로 돌아와 화전을 만들었다.

 

이 이야기 속에는 아이들의 엉뚱하지만 다양하고 창의적인 문제 해법이 들어 있다. 아이들은 심각하게 고민해 문제 해결책을 제시한다. 어른 입장에서 보면 이 아이들의 해결 방식은 어처구니가 없다. 하지만 이런 과정을 자꾸 경험하다 보면 유아들은 점차 다양한 문제 해결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.

유아교육기관은 아이들의 창의성과 더불어 의사소통 능력도 기를 수 있다. 이 같은 문제 해결 방식으로 공감과 배려도 함께 길러진다. 창의성이 키워지면서 미래 사회의 중요한 역량 중 하나인 의사소통 능력, 공감과 배려 능력도 길러지니 유아교육은 미래를 준비하는 화수분이지 않을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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